2023. 8. 14. 19:09ㆍ산림청
산림청 200대 명산 - 강원 영월 완택산 (916m)
산행일: 2023.8.14 (흐리다 갬)
동강래프팅 ▷작골 ▷885봉 ▷완택산 ▷850봉 ▷조은농장 ▷동강래프팅 (8시간 30분 - 측정불가)
엄청난 휴식, 알바시간이 포함된 시간임.
14시 30분경 산행을 시작하여 21시경 산행 마무리
코스 공부를 소홀히 하여 발생한 최악의 케이스였다.
키로수만 제대로 파악했어도 (대략 9~10키로) 4~5시간이 소요된다고 판단되고
거리수도 그렇고 산세도 험하여 만만하게 볼 산이 아니었다.
그동안 둘째가 코스공부를 잘 해줬었는데..
혼자 가게 되니 이런 사태가 발생되네..
몇년전 인제 가리봉 갔을떄가 생각났다.
https://jek1443.tistory.com/183
산림청 200대 명산이 있다는 걸 최근에 알게 되었다.
산림청 홈페이지에 들어가 봐도 없는데..?
암튼 돌아다니는 명단은 있길래 중복되지 않은 산을 뽑아 가야할 산에 추가해 놓고
이번에 치악산 연계산행으로 처음으로 도전하는 산이다.
3시간 예상한 산행이었다...
보통 여기서 들머리, 날머리를 잡는데, 공부를 많이 안하고 로드맵만 보고서 도로변에 있는 들머리를 잡아 역순으로 돌게 되었다. 여기서 순방향으로 진행했다면 최악의 상황은 아니었을듯..
왜냐하면 카카오맵에는 옛날 길만 있고, 동강래프팅으로 길이 없거든..
동강래프팅에서 도로를 따라 우측으로 조금 내려오면 등산로가 나온다. 올라가면서 이 길로 하산하는 서너명의 사람들을 볼 수 있었다. 반대 방향으로 갔어야 했는데...
무슨 뱀인지 모르지만, 방울뱀처럼 꼬리를 흔들며 소리를 내고 있었다. (찾아보니 까치살모사 인듯)
여기까지 오는데 2시간이 넘게 걸렸다.
팔목에 땀띠 같은게 나서 파스를 뿌린게 잘 못 된 것일까...
기온이 급상승 하였나. 머리에 모자를 쓰고 있어서 열이 채인 것일까..
암튼 더위를 먹은것 같다.
증상은 호흡이 엄청 가팔라지고, 보통땀이 아닌 식은땀이 물 흐르듯 흘려 나온다.
속은 메스껍고 머리는 멍해지고, 간혹 앞이 하얗게 되기도 한다.
내리막이면 그나마 나은데 여기까지 주구장창 오르막뿐이다.
농담이 아니고, 한 5발자국 움직이고 쉬고, 10발자국 움직이고 땅에 주저 앉아 쉬고 한것 같다.
여기서 포기하고 내려갔어야 했는데.. 미래를 일을 누가 알겠냐마는..
제일 문제인거는 이 산엔 편하게 앉아서 쉴 수 있는 장소가 없다는거다.
벤치는 고사하고 앉을만한 바위라도 있었으면 앉아서 좀 긴 시간 회복하고 가면 됐을텐데..
그런거 전혀 없다. 참지 못하고 나무턱, 작은 돌에라도 앉으면 아디다스 모기가 떼로 몰려들고..
제대로 회복도 못하고 계속 반복이었다.
심지어 허벅지에 쥐가 나기 시작했다.
식은땀으로 인해 옷이 다 젖고, 체온이 내려가면서 살짝 한기가 오면서 쥐가 나기 시작한다.
움직이면 한기가 조금 사그라 들긴하는데, 쥐까지 나면서 움직이기도 힘들다.
보통 장단지에 가끔 나긴 했는데, 허벅지에 쥐가 나는 경우는 거의 처음인듯 하다.
고관절부터 허벅지까지 근육이 지멋대로 빨딱빨딱 움직인다.
앉아 있을때도 다리를 조금만 틀어도 고관절부터 통증이 밀려와서 그냥 등산로 중간에 누워 있기도 했다.
거의 다 온 줄 알았는데, 정상까지 1.7키로나 남았다 ㄷㄷ
여기서 부터는 봉오리를 몇개 넘어야 해서 오르막에서는 진짜 죽음이었다.
4시간 정도가 걸려 버렸다. 벌써 6시가 넘었다. 내려갈 길이 막막하다. 어두워지면 골치 아파진다.
그나마 여름이라 다행이라 생각해야 하나..
하산길은 봉오리를 몇개 넘지만 그래도 하산길이니 약간 수월했다.
더위먹은건 약간 사라졌지만 속은 계속 메스껍고, 귀 한쪽이 물 들어간 것처럼 잘 안들린다. 목소리도 쉰목소리가 난다. 에너지가 부족한가 싶어 계속 뭔가를 먹어도 전혀 힘이 나지 않는다.
쥐난건 휴유증이 약간 있지만 오르막이 아니면 괜찮은 편이다.
7시40분을 지나고 있다. 그나마 여기까진 길이 보여 오긴 했는데,
이제는 거의 보이지 않는 칠흙같은 어둠이다.
여기서 작골로 내려가는 길과, 카카오맵에 나오는 길로 갈라진다.
카카오맵을 따라가면 둘러가긴 하지만 GPS로 방향이라도 가늠하면서 갈 수가 있고,
작골로 내려가면 길을 잃었을때 대책이 없다. 안보이는 길을 무작정 뚫고 나갈수는 없는 일이다.
후레쉬를 킨다. 젠장 밧데리가 얼마 없어 영 시원찮다.
핸드폰 후레쉬도 키고...
빨리 가자는 마음에 작골로 내려간다.
겨우 겨우 길을 찾아 가다가 큰 나무가 쓰러져 있다. 여기서 길을 잃는다. 밤이라 길을 찾을수가 없다.
쓰러진 나무를 지나서 길이 어디로 진행되는지 찾을 수가 없다.
게다가 시력도 안좋아져 더욱 더 길이 안보인다.
가방에 여분의 후레쉬를 꺼낸다. 그래도 비상용으로 후레쉬를 가지고 다니니 망정이지
졸지에 조난객 될뻔..
이대로 무작정 내려 갈 수 없다고 판단하고 카카오맵 따라 가자고 결정 다시 능선으로 오르기 시작했다.
능선으로 올랐지만 길은 보이지 않는다. 망연자실..
GPS로 길의 방향으로 짐작되는 곳으로 무작정 돌격한다. 믿을건 이것뿐이다.
수많은 거미줄과 나뭇가지, 미끄러짐.. 이런건 문제가 아니다. 죽고사느냐다.
GPS를 따라가다 보니 어느 순간 길이 나왔는데..
이건 뭐 길이라고 하기도 뭐한 아주 오래된 비탈길의 옆면에 만들어진 길인데 근래 사람들의 왕래가 전혀 없는 길인 듯 하다.
그래도 길이 있다는데 위안을 삼고 길따라 진행을 하는데
미끄러져 몇번을 굴러 떨어진다. 길이 거의 없어질려는 찰라이다.
그냥 밟으면 무너져 내린다. 넘어지고 구르고 하면서 겨우 내려갔다.
가다보니 민가가 보였다. 너무도 반가웠다.. 눈물이 날 정도로..
민박인듯 한데 거의 불은 꺼져 있다. 지금은 8시 16분이다.
너무 힘들어 포장된 임도에 모든걸 내팽겨치고 누워서 한동안 쉬었다.
날씨가 좋았더라면 별이라도 보였을텐데 흐려서 전혀 보이지 않는다.
쉬엄쉬엄해서 입구까지 왔다. 여기서부터 도로이다.
입구가 막혀 있지만 구멍으로 나왔다. 너무 자주 많이 쉬다 보니 시간은 중요하지 않다.
조은농장입구에서 1키로 가까이 걸어야 동강레프팅에 도착한다.
평지 도로길을 걷는데도 어깨, 복부, 등, 다리 온몸이 안아픈데가 없다.
지금 제일 하고 싶은건 씻고 자는거다.
도로를 걷다가 누워서 좀 쉬고.. 좀 가다 또 누워서 쉬고..
누워서 대자로 뻗어 있는데 어떤 사람이 다가 오더라 죽은줄 알고 ㅎㅎ
겨우겨우 동강래프팅에 도착하고
여기 수도로 대충 씻고 옷 갈아입고 집으로 출발했다.
원래는 내일 일정도 계획하였지만 더 이상 무리라 생각되어 철수하기로 했다.
집에 오는길에 졸음쉼터에서 아침까지 차에서 자고..
6시쯤 일어나 집에 도착하니 아침 7시반이었고 씻고 자고 일어나 이 글을 적고 있다.
앞으로는 좀 더 철저히 산행코스에 대한 준비를 해야겠다고 다짐한다.
특히 혼자갈때는...
왜 사람들이 산에서 조난당하는지 알것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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