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제 가리봉

2021. 5. 17. 13:14300산 (OLD)

#175 가리봉 (강원 인제, 1,519m) - 148위/300대명산

 

산행일 2019.08.25
한계령휴게소 주차장 ▷자양6교 ▷가리봉 ▷필레계곡 ▷한계령 (약 7시간 이상 - 측정불가) 
 

 

일단 가리봉은 입산이 금지된 산이다.

300산에 올라 있어 가끔 몰래 몰래 다니시는 분들은 있긴 한 것 같지만... 

 

보통은 삼형제봉-주걱봉-가리봉을 종주하는 코스로 다녀오고, 주걱봉 (삼형제봉?)은 상당히 위험하고 사망사고도 잦아 입산이 금지 되었다고 들은 듯 하다.

 

사전에 코스도 많이 찾아봤지만, 산행기도 많지 않고, 오래된 것들이 많아 정보가 많지 않았다.

 

우린 오전에 점봉산에 갔다가 오후에 가리봉을 갈 계획을 잡았고,

애들 데리고 주걱봉까지 가는건 무리라는 생각에 가리봉만 다녀올 계획을 세웠고,

환종주 코스가 마땅하지 않아

한계령 부근 자양6교에서 왕복코스로 다녀올 생각이었다.

 

옛날 지도에는 한계령에서 올라가는 길이 있었는듯 하지만

현재는 절개지 공사로 포장되고 울타리가 쳐져 길은 없어진듯 하고,

그나마 자양6교에는 실마리가 조금 있어서 그 곳에서 도전하기로 했다. 

 

결론적으로 인생 최악의 산행이었다.

 

점봉산 산행 후 한계령휴게소에 주차하고 휴게소 식당에서 점심 먹고 12시쯤 자양6교로 출발했다.

한계령휴게소는 밤에 출입이 불가하므로, 장시간 산행시 주차를 외부에 해야한다.

휴게소 진출로 바깥 부분에 주차하고 자양6교까지 걸어간다. 

 

A 위치가 자양6교이다.

자양6교까지 1.5키로를 걸어내려가야한다.

땡볕에 이것도 힘들다. 올라가는것은 더욱 더 힘들듯..

 


원래 계획은 자양6교에서 시작하여 원점회귀하여, 4시간 정도 예상했다.

 

그러나 자양6교에서 들머리도 찾기 어려웠다.

길을 찾다가 못 찾아 그냥 막 올라가 능선길과 만났다.

 

그나마 길이 잘 표현된 지도

 

실제 산행한 코스

빨간선이 올라간길, 파란선은 내려온길, 검은선은 일반도로를 걸은 길이다.

결과적으로 한계령 휴게소에서 환종주를 한 택이다. ;;

 

한계령 휴게소
휴게소 밖에 주차했다.
(아마도) 천연기념물 보호비가 아닐까..
출입금지 줄이 쳐져 있다.
반대쪽 능선 귀떼기청봉인듯..
가리봉 정상석
너무 힘들어 앉아 있을 힘도 없다.

 

뒤쪽 봉이 주걱봉?

정상까지 오는데 너무 힘들었다.

계속 이어지는 희미한 등산로와 계속 이어지는 봉오리, 위험한 등산로, 아주 난관이 많았다. 

 

겨우겨우 도착한 정상, 4시간이 넘게 걸려버렸다. 

힘은 빠질대로 빠지고 남은 물도 얼마없고, 체력도 한계고, 먹을것도 없고, 시간도 얼마없고,

내려갈 길이 걱정이었다. 

 

이게 주걱봉인듯

 

벌써 오후4시가 넘어가서 급한 마음에 서두르면서 무작정 내려왔는데, 

내려오면서 왔던 길이 아닌듯 하여 GPS로 확인해 보니

중간에 길을 잘 못 들어 필례유원지 방향으로 내려오고 있었다. 

 

다시 올라갈 힘도, 시간도 없고, 날은 곧 어두워질거고 그냥 일단 내려가서 생각하자 하면서 내려왔다.

필레유원지로 내려가는 길도 희미하긴 마찬가지고, 겨우 겨우 오래된 리본을 찾아가면서 내려왔다.

계곡에서 세수하다 핸드폰이 물에 빠지고.. 아주 최악이었다.

 

겨우 겨우 필레유원지로 내려와 일반도로로 나왔는데,

한계령까지 가는것도 걱정이었다. 대략 6키로 정도. 그것도 오르막 길이다.

 

지나가는 차를 세워 얻어 타고 싶으나 옷이 땀으로 흠뻑 젖어 탈 수도 없고,

택시도 마찬가지.

용달 트럭이라도 지나가면 짐칸에라도 태워달라고 하고 싶은데 지나가는 차는 모조리 승용차뿐이고..

6키로 넘는 거리를 오롯이 걸어서 한계령까지 왔다.

 

필례유원지로 하산한게 6시반쯤이었고, 한계령에 도착한게 9시쯤이었다.

차도로 걷긴 했지만 계속되는 오르막에 정말 힘들었다.

1키로 걷고 도로에 누워쉬고,

또 걷고 또 쉬고 반복했더니 겨우 한계령에 도착할 수 있었다.

 

휴게소는 출입구가 봉쇄되어 있었는데, 아무 생각없이 안에 주차를 했다면 집에 갈수도 없었을 것이다.

화장실에서 옷을 갈아입고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저녁을 먹고 집에 도착하니 새벽1시쯤 되었다.


사도북보다 힘든 산행이었다. 

지리산보다 화대종주보다 더..

길이 희미해 불안감도 가중되고, 

후레쉬도 1개밖에 없어서 어두워지면 난감하기 때문에 더욱 더 그랬는듯 싶다.


도로를 걸으며 힘든 와중에도 반딧불도 만나고, 

차도에 누워 쉬면서 하늘에 떠 있는 수없이 많은 별들도 보고, 나름 운치는 있었다.

  

이로써 설악산 부근의 모든 산이 완료되었다. 기록적으로도 나름 의미 있는 산행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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